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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싱턴 DC의 이면
    DC 직장 생활 2020. 9. 28. 21:14

    워싱턴 DC는 모두 알다시피 미국의 수도로 링컨 메모리얼과 모뉴먼트(aka 연필탑이라고 부르는), 국회의사당 등등 주요 정부 건물들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도시이기 때문에 여느 도시와 마찬가지로 치안이 그렇게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엄청난 관광객들이 찾아왔다 (2020년 코로나 이전에는 약 22.4백만 정도가 찾았다고 한다) 어느 장소를 가더라도 관광객과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섞여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워싱턴 디씨의 상징- 모뉴먼트 (aka 연필탑) [출처 washington.org]

    DC는 국회 의사당 (US capitol)을 기준으로 해서 4개의 구역으로 (quadrant) 나눌 수 있는데 (한국에서 한강을 기준으로 강남/강북을 나누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그 기준으로 의사당의 북동쪽 지역에는 모두 주소에 NE가 끝에 붙고, 남서쪽에는 SW가 붙어서 구분한다. 예를 들어 백악관 주소(1600 Pennsylvania Ave NW)에도 역시 의사당의 북서쪽에 있다는 것이 표시되는데 당연히 NW라는 것이라고 간주하기 때문에 빠지는 경우도 종종 있기는 하다. 그리고 바둑판 모양으로 street의 이름을 숫자 (1st street), 그리고 알파벳 (O street)으로 주소를 찾을 수 있게 되어있다. 그래서 실제로도 특정 위치를 설명할 때에 길 이름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주 익숙한 편이다. 예를 들어서 모임을 하기 위해서 운전해서 가고 있는데 주차 자리가 없다고 하면 먼저 온 친구들이 '19th and G st에 주차자리 있더라' 이렇게 말해준다. 이렇게 바둑판 모양으로 되어있고 일방 통행인 길이 많기 때문에 길을 찾을 때에 그런 부분들을 참고하면 걷기도, 길 찾기도 조금 수월해지는 점이 확실히 있기는 하다. 참고로  다른 주들의 이름을 딴 Avenue는 바둑판 모양에서 크게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길이고, 이렇게 갔을 때에는 당연히 가장 빠르게 갈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 (DC를 오게되면 지도 보기가 수월해질 것이다)

     

    그리고 Ward라는 개념이 있는데 한국에서의 강남'구'와 서초'구'개념과 비슷하다. 주에서는 보통 County의 개념으로 관할 구역을 구분하고 있는데 DC는 주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각 ward에 따라서 특성도 있고 다운타운 (Ward 2)과 ward 1를 위주로 계속해서 거주지역도 들어오고 있고 그것으로 도시에 원래 살던 사람들은 계속 주변부로 몰아지게 되는 고급 주택화 (Gentrification)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디씨 하면 상징적으로 보여지는 모뉴먼트와 링컨 메모리얼의 아름다운 모습 뿐만 아니라 디씨의 소외된 지역도 역시나 도시의 일부이다. 도시가 계발되면서 새로운 자본과 사업이 모이게 되면서 집값이 점점 비싸지게 되었고, 당연히 그것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은 치안이 좋지 않고 계발이 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도시의 주변부로 조금씩 밀려나가게 되는 것이다. SE 지역으로 넘어오려면 다리를 건너게 되는데, 이 다리를 경계로 마치 다른 도시 같은 느낌이 든다.

     

    사실 디씨 만의 문제가 아니긴 하다. 여러 도시가 다운타운을 비롯해서 치안의 문제, 노숙의 문제 등으로 풀어야될 숙제들이 많고 그런 사회적인 담론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기 보다 내가 그전에는 관심을 갖을 생각도, 있다는 것을 알지만 보고있지 않았다는 고백이다. 전에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DC에 7년이 넘게 살면서도 위험한 지역이라고 여기고 관심을 갖지도 못했던 것 같다. SE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앞으로 만나게 될텐데 그 지역에서 공공연한 약물 거래나 총기 소유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물론 나의 안전을 잘 챙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아름답고 번듯하고 깔끔한 도시의 이면에 대해서 마주하게 되는 것이 두렵고도 떨린다. 주변에서 공공연하게 총기사건이 일어나고 가족의 누군가가 죽고, 항시 경찰을 마주해야되는 그런 환경 속에서 아이들이 크고있다. 불편하게 되는 이러한 마주침으로 인해서 나에게도 보고싶은 것 이외에도 봐야하는 것들을 마주하고 바라볼 수 있는 의지와 용기가 조금 더 생길 수 있기를 바라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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