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구직] 추천인 Reference 정하기
    DC 직장 생활 2020. 10. 1. 05:22

    구직을 할 때에 추천인을 정하는 과정을 아주 형식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경우에는 대부분 지원 과정에서 이 Reference를 2-3명 정도 물어보는데 대부분은 일에 관련된 평가를 해줄 수 있는 관계로 사적으로 알고 있는 지인이나 가족, 친척 등은 제외한다. 추천서 양식이 따로 있는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은 연락처를 비롯해서 지원자와의 관계 (동료, 상사, 협력 기관인지 등), 얼마나 오래동안 알았는지 등을 포함한다. 

     

    사실은 추천인의 경우에는 인터뷰 이후에 거의 최종적인 단계에서 인터뷰한 내용에서 바로 알 수 없는 내용이라던지, 자신들이 인터뷰하면서 받았던 인상과 비슷한지 등을 점검하고 확인하는 정도이다. 그래서 추천인에게 연락이 갔다고 전해듣게 되면 보통은 거의 된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연락처를 적어서 제출하면 HR 인사담당자가 직접 추천인들과 전화 통화하는 경우가 많고, 몇몇 공공기관이나 병원의 경우에는 직접 통화하기보다는 몇개의 항목이 적힌 양식을 작성해서 동봉하여 (seal) 우편으로 보내도록 하거나, 링크를 보내주어서 인터넷 상에서 작성해서 제출하도록 경우도 있다. 

    인터뷰 봤던 카운티 (정부기관)에서 인터뷰 후에 작성을 요청했던 추천인 양식

    나의 일하는 부분에 대해서 좋은 평가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탁 떠오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상황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 형식적인 절차라고 넘길 것이 아니라 고민해서 전략적으로 추천인을 선택해야한다.

    • 사회 초년생: 일했던 경력이 많지 않은 최근 졸업자의 경우에는 주로 교수님을 넣는 것이 좋다. 개인적으로 알고 있으면서 특정 프로젝트를 같이 했던 경우라면 도움이 될 것이다. 졸업 전에 전공에 관련된 인턴이나 파트타임을 했던 곳의 상사 또는 동료를 포함하는 것이 좋다.
    • 이직하는 경우: 대부분 일을 평가하는 입장에서 말해줄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에 상사, 고용주를 적어도 1명은 포함하는 것이 적당하다. 만약에 현재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 상사와의 관계가 그렇게 좋지 않은 상태이거나 이직을 공공연히 준비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할 경우에는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원칙적으로는  현재 또는 가장 최근에 일했던 곳에서 추천해줄 수 있는 사람이 최소 1명은 있는 것이 좋다. 혹시 관계가 안좋은 경우라고 한다면 상사보다는 업무를 잘 이해하고 같이 일했던 경험이 있는 동료로 대체할 수도 있다. 단순히 같은 회사를 다니고 식사 정도를 같이 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소위 머릿수는 채울 수 있겠지만 설득력 있게 추천을 해주기는 어렵다는 것을 꼭 기억하도록 한다. 

    지원서를 받는 경우에도 지금 회사의 상사 (supervisor)의 이름과 연락처를 적도록 하고, 연락해도 되는지에 yes/no로 표시하도록 하는 칸이 있는 경우도 많다. 지원자 입장에서 연락이 닿아서 불편해질 것 같다고 하면 no라고 표시하도록 한다. 나의 경우에도 한 회사에서 오래동안 일하면서 몇 명의 디렉터들을 거쳐갔다. 그 중에는 좋은 관계를 맺으면서 지냈던 사람들도 있고 나쁘진 않은 관계였지만 일에 대한 이해 정도가 달랐던 경우도 있었다. 내가 추천서를 부탁할 때에는 이전에 나와 같이 일했던 디렉터와 협력기관으로 일했던 다른 기관의 디렉터 등을 포함하여 입체적으로 나의 업무 역량과 인성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해줄 수 있을 분들께 추천을 부탁드렸었다. 협력 기관의 경우에는 저소득 이민자들에게 컴퓨터 기술을 가르쳐주어 구직, 승진의 기회가 생길 수 있도록 해주는 비영리 기관이었는데 이미 여러 협력 기관이 있어서 작은 한인 기관인 우리 회사와 연결이 잘 닿지 않았었다. 그래서 찾아가고 계속해서 follow up을 하면서 결국에는 기관과 협약 MOU를 맺고 3년째 매년 2번의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전에 이 디렉터가 내가 계속해서 연락했기 때문에 한번은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거라고 했었던 말을 기억해서, 내가 새로운 협력 기관을 찾아서 관계를 쌓고 실질적으로 프로그램까지 연결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구직 프로그램을 하면서도 마찬가지로 지원자들에게 어떠한 추천인들을 적으면 좋은지 조언을 해주곤 했었다. 사실 이민 생활을 오래한 구직자들의 경우에는 델리, 주유소 내 마트, 세탁소 등의 1차 산업에 주로 종사해 오신터라 알음알음 지인들을 통해서, 아니면 한인 신문의 구인광고를 통해서 전화하고 일을 해오신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영문 이력서나 지원서를 필요로 하는 미국의 일반적인 과정을 경험해보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상사와 좋은 관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영어로 전화를 하기를 꺼려하거나 영어로 추천서를 쓰는 것을 어렵다고 느낄 것 같아서 부탁드리기 어려운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런 경우에는 자주 오는 손님이나 물건을 납품하는 업체의 관계자 등 일하면서 윤리의식, 일의 수행하는 능력이나 기술 등에 대해서 다른 각도로 설명해 줄 수 있는 분들을 참고인으로 넣을 수도 있다. 직접적으로 미국에서 일한 적이 없었던 가정주부 지원자의 경우에는 교회나 성당에서 자원봉사를 하거나 꾸준히 참여했던 모임에서 찾을 수 있으니 너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일을 어떻게 하는지 뿐만 아니라 work ethic이라고 해서 일에 대한 윤리의식, 인성이 어떤지에 대한 moral reference 역시 유용하기 때문에 마땅한 사람이 없다고 추천인을 빈칸으로 두기보다는 인사 담당자와 상의하면서 좋은 평가를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볼 필요가 있다. 

     

    나 역시도 누군가를 추천해주는 경우가 몇번 있었는데, 각 회사에 따라서 차이는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질문은 다음과 같다. 

    • 지원자와 회사 내에서 어떠한 관계이며 일을 같이 하는 것이 어땠는지?  
    • 왜 지금의 회사에서는 왜 이 지원자를 고용하지 않았는지? 기회가 된다면 할 것인지? 
    • 지원자의 장점?
      지원자가 인터뷰를 봤을 때에도 대부분 장점 또는 성취 등에 대해서 물어봤을 것이다. 본인이 생각하는 장점과 고용주 또는 상사의 입장에서 장점으로 보여지는 모습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아무래도 외부적으로 보이거나 같이 업무를 하면서 눈에 잘 띄는 점들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필요한 경우에 미리 이야기해볼 수도 있다. 
    • 지원자가 개선해야된다고 생각하는 점 (단점)?
      지원한 업무에 아주 크게 지장이 없으면서 개선이 가능한 점이 되어야할 것이다. 답변해주는 추천인의 입장에서는 이런 부분을 고려하는데, 그래서 미리 어떤 업무인지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도움이 될 수 있겠다. 
    • 이력서에 나와있지 않은 부분 중에서 덧붙이고 싶은 점이 있다면?

    자신의 소속과 이름에 대해서 밝히고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추천인 역시도 그 말에 책임을 져야한다. 나의 경우에도 잘 알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얘기하고, 잘 아는 사이의 경우에는 자세히 예시를 들어가면서 덧붙이기도 한다. 어쩔 수 없는 것이 지원자를 잘 알지 못했을 때에는 뜬구름 잡는 얘기를 하거나 마땅히 해줄 말이 없었다. 이 경우에는 지원자를 한번 더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기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허무하게 기회를 날려버리지 않도록 신중하게 추천인 리스트를 정하도록 해야하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부분은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자는 것이다. 보통 수년간 직장 상사 또는 동료로 지냈던 사람들에게 부탁하게될텐데 이게 지원자를 위해서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것이니 최소한 언지를 제때 해주고 그것에 대해서 감사의 표시는 꼭 하라고 하고싶다. 나 역시도 갑자기 집으로 모르는 기관에서 우편을 받았는데 알고보니 누군가 나를 추천인으로 넣어놨던 경우도 있었고, 갑자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누구에 대해서 아냐고 물어봤을 때에 당황스러운 마음으로 대답했던 경험도 있다. 나중의 관계에 일절 네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꼭 알아두면 좋겠다. 

     

    나의 경우에는 보통 직접 만날 수 있다면 얼굴이나 전화로 요청을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이메일로 부탁을 한다. 그리고 내가 왜 그 분을 추천인으로 정했는지 간단히 설명하면 좋다. 예를 들어 "지난 3년 동안 XX팀에서 같이 일하면서 내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는 과정을 지켜봐온 것을 안다. 프로젝트에서 외부 기관과 관계를 만들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에 대해서 잘 지켜봐온 상사로 나에 대해서 좋은 추천서를 써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부탁하고 싶다" 이런 식으로 간단히 이메일을 작성한다. 상사에 대한 신뢰를 보인다는 면에서 관계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내가 그 추천인으로부터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넌지시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물론 그들이 거절할 수도 있다. 개인적인 거절로 감정적으로 해석하지 않아야 하는 부분이다. 나의 경우에도 6개월 정도 다른 부서에서 일했던 이전 직장 동료가 나를 추천인으로 한 적이 있다. 아무래도 나와 비슷한 또래이고 내가 이 분야에서 오래 일했기 때문에 큰 부담없이 물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2년 정도가 지나서 갑자기 온 연락이라 좀 황당하기도 했긴 하지만, 무엇보다 같은 프로젝트에 있지도 가까이에서 협업한 적도 없기 때문에 거절했던 것이었다. 그녀는 "형식적인 거니까 그냥 이름만 넣으면 되는거다"라며 그냥 해달라는 식으로 말해서 무례하다고 느꼈다. 내가 거절하는 것은 호의를 베풀기 싫어서가 아닌데 이 답정너는 뭐지 싶었다. 결국에 그 회사에서는 전화조차 오지 않았고 그 뒤로 그녀 역시 일이 어떻게 되었다던지, 고맙다던지 하는 일체의 말도 없었다. 모두를 찝찝하게 만드는 이런 경우는 만들지도 당하지도 않았음 싶다. 회사와 통화를 하게 되었더라도 무슨 말을 해줬을지는 모를 일이지만 말이다. 아무튼 부탁하는 입장에서는 추천인이 거절을 하더라도 고려해봐주어서 고맙고, 계속해서 연락하면서 지내고 싶다는 식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정석이다. 

     

    간단하게 reference에 대해서 언급을 하고 해주겠다는 말을 듣게 되면 지원한 회사와 포지션, 최근의 이력서 등에 대한 사실들과 강조해줬으면 좋겠는 몇가지 업무 성취에 대한 간략한 정리 또는 지원한 회사에서 본인이 잘 수행할 수 있을 것 같은 이유 (good fit) 등에 대해서도 가능하다면 설명해주는 것이 좋다. 쉽게 말해 약간의 배경지식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같이 일했던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내가 했던 일들에 대해서 다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고, 여러 직원들이 협업하는 경우에는 그 중에서 지원자가 기여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정리해주면 추천인 입장에서 도움이 된다. 그리고 연락을 받게 될 인사담당자 (HR) 이름을 안다고 하면 혹시 전화 연결이 바로 되지 않더라도 음성 메시지를 듣고 다시 연결이 될 수 있다. 모르는 번호에 잘 받지 않는 것이 당연해진 요즘에는 이런 정보들을 주는 것이 센스라고 본다.

     

    이렇게 추천인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부탁을 하는 경우에는 참고인 역시 따로 얘기하지 않아도 상황에 대해서 업데이트를 해준다. "어제 인사담당자가 전화해서 물어보더라.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고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하면서 알려준다. 그리고 지원자 역시도 이후에 잡 오퍼(job offer)를 받아서 그곳으로 가게 되었다는 진행사항을 알려주고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도록 한다. 그들도 일정 시간을 들인 것에 대해서 결과를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런 것들을 제외하고 그들의 축하도 받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아주 사소한 단계이지만 결코 간과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 과정을 통해서 한 때 회사에 몸 담았던 동료와 상사가 진심으로 더 좋은 길로 성장해가기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DC 직장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식료품 지원 서비스  (0) 2020.10.02
    워싱턴 DC의 이면  (0) 2020.09.28
    양가 감정  (0) 2020.09.26
    제대로 된 미팅도 있더라  (0) 2020.09.25
    기분이 태도가 되기도 한다  (0) 2020.09.24
Designed by Tistory.